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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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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건의 개요
의뢰인은 구직사이트에 이력서를 올린 뒤 연락을 받아 채용되었고, 지시에 따라 피해자들로부터 현금과 수표를 교부받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이른바 전달책 역할을 하였습니다. 가담 기간은 짧았고, 조직 내에서 최말단에 있었습니다.
의뢰인은 이 범행으로 이미 재판을 받아 실형이 선고되었습니다. 그런데 판결 선고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시기 다른 피해자에 대한 부분이 별건으로 드러나 다시 입건되었습니다. 저희는 이 추가 사건부터 사건을 맡았습니다.
보이스피싱 사건에서는 매우 흔한 경과입니다. 조직의 자금흐름 추적은 하위 가담자의 재판이 끝난 뒤에도 계속되고, 그 과정에서 이미 처벌받은 사람에게 동일 유형의 추가 건이 뒤늦게 따라붙습니다. 문제는 이 시점의 의뢰인이 가장 불리한 위치에 있다는 것입니다. 실형 선고 직후이므로 재범 우려가 크다는 평가를 받기 쉽고, 이미 형이 확정되었으니 추가 건에서 더 무거운 처분을 해도 무방하다는 인식도 작동합니다.
2. 이 사건의 쟁점
가. 고의를 다투는 것이 실익이 있는가
의뢰인은 앞선 재판에서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한 상태였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추가 건에 대해서만 고의를 부인한다면 설득력을 얻기 어렵고, 앞선 재판에서의 반성마저 진정성을 의심받게 됩니다.
저희가 택한 방향은 달랐습니다. 고의 인정 여부를 다투는 대신, 가담의 경위와 정도가 실제로 어느 지점에 있었는지를 정밀하게 특정하는 것이었습니다.
나. 처음부터 함께 기소되었어야 할 사건이라는 점
추가 건은 이미 판결이 선고된 범행과 시기, 수법, 지시 체계가 동일한, 사실상 하나의 기간에 이루어진 행위의 일부였습니다. 수사기관의 수사 진행 순서에 따라 뒤늦게 분리되어 나왔을 뿐입니다.
처음부터 함께 기소되었더라면 하나의 형으로 처단되었을 사안입니다.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에 해당하여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야 하고(형법 제39조 제1항), 그렇다면 추가로 자유형을 부과할 필요성 자체가 인정되기 어렵다는 것이 저희 주장의 핵심이었습니다.
다. 공판에 회부되기 전에 끝낼 수 있는가
기소되어 법정에 서는 순간 실형의 위험이 다시 시작됩니다. 결국 관건은 검찰 단계에서 사건의 성격을 정확히 전달하여 구공판이 아닌 구약식으로 처리되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희는 조사 단계에서부터 의견서를 준비해 대응했습니다.
3. 변호인의 활동
가. 가담 경위의 재구성
채용 경위, 지시 체계, 연락 수단, 실제 수행 기간, 보수의 액수와 지급 방식을 시간순으로 정리하여 의견서로 제출하였습니다. 의뢰인은 조직 구성원 누구도 대면한 적이 없고, 상선이 지정한 시각과 장소에 나가 지시받은 행위만을 반복했을 뿐이며, 기망행위의 내용이나 범행의 전모는 알지 못하는 지위에 있었습니다. 조직 내에서 언제든 대체 가능한 최말단이었다는 점을 객관적 자료로 뒷받침했습니다.
나. 가담 정도의 계량화
의뢰인이 실제로 취득한 보수는 전체 피해금 규모에 비하면 극히 미미했습니다. 가담 기간도 짧았고, 다른 가담자에게 지시를 하거나 범행 과정을 감독한 정황은 전혀 없었습니다. 앞선 재판에서도 법원은 의뢰인이 범행에 주도적으로 가담하지 않았다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인정한 바 있었고, 그 판단을 그대로 원용하였습니다.
같은 전달책이라도 그 안의 편차는 매우 큽니다. 그 편차를 수사기관이 읽을 수 있는 형태로 정리해 내는 것이 변호인의 일입니다.
다. 피해자와의 소통과 피해회복
가장 공을 들인 부분입니다. 앞선 재판에서 이미 일부 피해자에 대해 공탁과 합의가 이루어져 처벌불원 의사가 확인된 상태였고, 저희는 추가 건의 피해자에 대해서도 같은 노력을 이어갔습니다. 직접 연락을 시도하여 의뢰인의 가담 경위를 설명하고 사과의 뜻을 전달하였으며, 협의가 이루어진 부분은 합의서를 작성하고 연락이 닿지 않는 부분은 공탁 절차를 진행하였습니다.
보이스피싱 사건에서 하위 가담자가 실제로 피해회복에 나서는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바로 그 점 때문에, 실제로 이루어진 피해회복은 검찰 단계에서 상당한 무게를 가집니다. 특히 앞선 재판에서 한 번, 추가 건에서 다시 한 번, 일관되게 피해회복을 시도했다는 사실은 반성의 진정성을 다투기 어렵게 만듭니다.
라. 동시재판 형평에 관한 의견서
앞선 판결의 양형 이유를 분석하여, 이 사건 부분까지 함께 심리되었더라도 선고형이 실질적으로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을 구체적으로 정리하였습니다. 여기에 재범 방지를 위한 계획과 가족의 감독 의사, 앞선 판결 이후의 생활 상황을 더해 제출하였습니다.
4. 사건의 결과
검찰은 이 사건을 정식재판에 회부하지 않고 벌금형의 약식명령을 청구하였습니다. 의뢰인은 추가로 법정에 서지 않고 벌금형으로 사건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실형이 하나 더 얹힐 수 있었던 사안이 검찰 단계에서 종결된 것입니다.
5. 이 사건이 말해주는 것
첫째, 실형이 선고되었다고 해서 추가 사건을 포기할 이유는 없습니다. 추가 건은 별개의 절차이고, 별개의 판단을 받습니다. 오히려 앞선 판결의 양형 이유는 추가 건에서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자료입니다.
둘째, 보이스피싱 하위 가담자의 변호는 고의를 부인하느냐 인정하느냐의 이분법이 아닙니다. 인정할 부분을 인정하되 가담의 경위와 정도를 정확히 특정하는 작업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셋째, 검찰 단계가 마지막 기회일 수 있습니다. 기소된 뒤에 하는 변론과 기소 전에 하는 변론은 무게가 다릅니다. 추가 입건 통지를 받으셨다면 조사 전에 상담받으셔야 합니다.
넷째, 피해회복은 가장 확실한 양형자료입니다. 늦더라도, 부분적이더라도 반드시 시도해야 합니다.
법률사무소 무아는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법 전문변호사가 사건 초기부터 직접 상담하고 직접 서면을 작성합니다.
위 사례는 개별 사건의 구체적 사정에 따른 결과이며, 유사한 사안에서 동일한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